거북목 재택근무에서 살아남기
작년부터 재택근무의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장점도 많지만 그에따른 단점들도 있었죠. 그 중 하나가 저의 고질병인 거북목이 심해진다는 것이였는데요. 아무래도 모든 조건들이 다 갖춰진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생활공간인 집에서 일을 하려니 목 건강에 무리가 갔던거죠. 오늘은 제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거북목 증후군을 위해 했던 것들을 알려드릴게요.
거북목 증후군이란?
원래 사람의 정상적인 목뼈는 완만한 C자 형태를 띠고 있지만, 장시간의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등과 바르지 못한 자세, 그리고 생활습관 등에 의해 목뼈의 커브가 사라진 경우, 목의 모양이 점점 일자 혹은 거북이처럼 역C자를 그리게 되는 증상입니다. 이러한 거북목 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목통증 뿐만 아니라 두통, 피로 더 나아가 목 디스크까지 유발 시킬 수 있습니다.
거북목 증후근 자가진단
- 상체보다 머리가 앞으로 나온다
- 뒷목이 자주 뻐근하고 아프다
- 가끔 뒷골이 당기고 두통이 발생한다
- 어깨와 등이 구부정하고 어깨 근육이 많이 뭉친다
-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피곤하다
- 팔저림이 발생한다
저는 저 증상들을 모두 가지고 있었고 병원치료도 병행을 하고 있었지만 거북목 증후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와 생활습관이죠. 병원치료는 보조적인 역할일뿐 본인의 생활속에서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반쪽짜리 치료밖에 되질 않아요. 회사 출근을 할때는 걷거나 점심시간에 의식적으로라도 스트레칭을 할 시간이 있었는데 업무공간이 집으로 바뀌는 재택근무는 그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하루종일 컴퓨터 모니터와 씨름을 하니 거북목이 더 심해질 수 밖에요. 그래서 제가 재택근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들을 공유해 드리려고 해요.
모니터는 최대한 크게
재택근무 초반에 저는 15인치 이하의 노트북을 사용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듀얼모니터를 사용했었는데 집에서는 작은 모니터 하나에 안으로 거의 들어가다시피 목을 쭈욱 빼서 일을 했었죠. 재택근무에 필요한 비품들을 회사에 신청할 수도 있지만 커다란 모니터가 책상 반을 차지하는 것이 싫어서 고집을 부리다 목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치고 나서야 커다란 사이즈의 모니터를 찾아보게 되었어요. 허리를 곧게 펴고 모니터에서 멀리 떨어지더라도 봐야할 자료가 선명하게 보일 수 있는 27인치 이상의 모니터를 샀습니다. 사용자와 모니터 사이의 거리는 50cm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니 본인의 시력이나 환경에 맞춰 실제로 테스트 해본 뒤 적당한 크기의 모니터를 사면 좋겠죠.
스트레칭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트레칭의 중요성은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 캐나다처럼 락다운이 오래 지속되어 헬스장을 가기도 쉽지않은 환경에서는 더더욱 스트레칭이 중요해요.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텐데 한 자세로 앉아서 오랫동안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나중엔 몸의 근육이 굳는듯한 느낌이 드실거예요. 그래서 의식적으로라도 물 한잔을 뜨러 의자에서 일어나려고 하고 화장실을 드나들기도 하죠. 하지만 재택근무는 일어나자마자 바로 책상으로 출근하고 집이 어지간히 넓지 않는 이상 물 뜨러 이동하는 주방까지의 거리 혹은 화장실까지의 거리가 몇 발자국 되지 않을거예요. 심지어 점심도 책상에서 먹고 퇴근은 그저 책상에서 일어나는게 다 입니다. 하루종일 거의 움직임이 0에 가깝죠. 그렇게 하루종일 축적된 굳은 근육을 풀어주지 않고 잠자리에 든다면 다음날 '이상하다. 왜 집에서 일을 하는데 더 피곤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겁니다.
그래서 저는 미팅이 있는 시간이 아니라면 25분에 한번씩 알람을 맞춰놓고 5분동안 스트레칭을 하는 저만의 30분 루틴을 만들었어요. 천천히 목과 어깨, 팔을 풀어주고 허리와 다리 순서대로 스트레칭을 합니다. 단 5분의 움직임이지만 확실히 다음날 일어날때 몸의 가벼움이 달라요.
모니터 높이조절
27인치 모니터로 바꾸고 난 후 허리를 곧게 펴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목의 불편함은 계속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모니터의 높이가 제 눈높이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죠. 제 눈높이보다 아래에 있는 모니터를 보려면 고개를 빼서 숙일수 밖에 없었고 이는 제 목에 굉장한 하중의 부담이 되었죠. 고개가 1cm가 앞으로 빠질때 거북목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무려 15kg가량의 하중이 목뼈에 실린다고 해요. 어마어마하죠? 목이 안아플래야 안아플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모니터 받침대를 생각해봤는데 이미 책상은 27인치 모니터의 받침으로 여유공간이 없었어요. 책상위에는 모니터뿐만 아니라 키보드, 마우스, 노트, 필기구 등이 올라가야 했으니까요. 집은 원래 거주의 목적이지 업무 공간이 아니다보니 최대한 사무실환경과 비슷하게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었어요.
결국 선택한 것은 모니터암 이었어요. 최대한 공간을 덜 차지하면서 모니터 높이조절이 쉬운것을 찾다보니 모니터암 만한게 없더라구요. 캐나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차이가 거의 없는 편이예요. 그래서 굳이 배송을 기다려야 하는 온라인 구매 말고 바로 픽업이 가능한 Canada Computer에 가서 구입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것과 같이 높이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이제는 목에 거의 무리가 없다시피 합니다. 모니터 아래 공간에 필기구나 줌미팅에 필요한 헤드폰 등을 셋팅해놓을 수 있어서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가능하구요. 모니터가 눈 높이에 있기때문에 고개를 아래로 숙일일이 거의 없어요.
Canada Computer에서 적당한 가격대의 퀄리티 좋은 모니터암을 추천해달라고 했을때 이 제품을 추천해주더라구요. 저는 텍스까지 해서 약 100불정도 주고 구입했는데 한국에서는 몇배나 저렴한 가격에 똑같은 제품을 팔고 있더라구요. 티비나 모니터 같은 전자제품은 한국에서 해외직구도 많이 하시던데 왜 오히려 여기가 더 비싼걸까요. 그런건 다 미국제품들인가요. 만약 한국에서 구입하실 분들은 같은 제품 링크를 달아놓을테니 참고하세요.
저의 부분 재택근무가 1년이 넘어가고 있어요. 완전 재택근무를 하던시기는 지났고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자율적으로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슬슬 오피스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구요. 재택근무 덕분에 저희 집의 모습이 꽤나 많이 바뀌었어요. 예상에 없던 전자제품들이 들어오고 최대한 회사에서 일하던 것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을 했었죠. 특히 저의 거북목 증후군이 더 악화되지 않는 조건들을 갖춰놓는게 가장 중요했어요. 저처럼 거북목 증후군인데 재택근무가 장기로 길어지는 분들은 오늘 제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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