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캐나다이야기/일상

캐나다에서 코로나 걸린 후기(먹었던 약들)

by Marah Ton 2022. 9. 30.
캐나다에서 코로나 걸린 후기(먹었던 약들)

 

 

 

 

 

 

 

이맘때 즈음 코로나에 걸리신분들은 다들 저처럼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나는 안걸릴줄 알았는데... 코로나가 한창 심할때도 걸린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은 더더욱 걸릴일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걸리고 말았네요. 그래서 캐나다에서 코로나 걸렸을때 어떻게 대처했었는지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전조증상 (09.21 ~ 09.22)

- 목 칼칼함
- 불면증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전 이틀정도는 목이 따갑고 칼칼한 증상이 있었어요. 하지만 심하지 않고 그저 환절기때 목감기가 걸릴듯 말듯한 느낌이고 밴쿠버가 워낙 건조하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목따가운것 정도는 일상이라 크게 의심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9월 22일에 동거인이 확진 판정을 받고나서 이게 단순한 증상은 아니겠다 싶어 급히 셀프키트로 검사를 해봤지만 결과는 '음성' 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10시쯤엔 잠자리에 들고 머리만 대면 잘자는 사람인데 이상하게 이틀정도 불면증이 있더라구요. 새벽까지 잠을 이룰수가 없었어요. 간혹 저처럼 불면증이 있는 사람도 있으니 비슷한 증상이 있으면 한번쯤 의심해봐도 좋을거 같아요.

 

 

 

 

 

확진 Day 1 (09.23)

- 고열
- 오한
- 근육통
- 불면증
- 목 칼칼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건 무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스개소리로 코로나는 걸리면 긴가민가 할 수가 없다는 말이 있던데 정말 그런것 같았어요. 바로 검사를 했고 '양성'이 나왔습니다.

 

하루사이에 결과가 다르게 나오니 의심증상이 있으면 꼭 매일매일 검사를 해보시길 권장해요. 코로나 검사키트는 근처 마트나 드럭스토어의 약국에 가면 무료로 나눠주니 꼭 받아서 해보세요. 

 

가장 큰 증상은 고열이었는데, 가장 높게 올라갔을때가 38.3도 였어요. 열이 그 정도로 오르니까 너무 아프고 정신이 없어서 사진은 찍을 생각도 못했어요. 체온계에서 경고음이 울리더라구요. 당연히 열이 심하게 나니까 오한이 들고 근육통이 있었어요. 근육은 물론, 관절, 나중에는 잇몸 사이사이까지 아프더라구요. 

 

코로나 걸리거나 백신 맞았을때는 타이레놀을 먹으라고 해서 먹었지만 저는 크게 효과가 없었어요 열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고 37도 후반에서 38도를 계속 왔다갔다 했습니다. 플루용 타이레놀을 1000mg을 한번에 먹어봤지만 효과는 없었구요 그저 약을 이렇게까지 많이 먹어도 되나 하는 불안감만 더 커졌어요.

 

그래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인 타이레놀 대신 이부프로펜을 먹기 시작했어요. 오, 거짓말처럼 열이 떨어지네요. 이때 37도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약효가 도는 한두시간 정도였고 약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열은 치솟습니다. 제가 먹었던 약의 형태가 약효가 빨리 도는 대신 지속력이 짧은 리퀴드젤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어요.

 

잠은 거의 잘 수 없었어요.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한두시간 정도 선잠이 들었다가 아파서 깨고는 다시 잠들지 못하는것을 새벽 내내 반복합니다. 

 

 

 

 

 

확진 Day 2 (09.24)

- 고열
- 두통
- 기침
- 목 칼칼함

이튿날에도 열은 여전히 37도 초반에서 중반을 왔다갔다 했어요. 이때부터 열을 내리기 위해 계속 이부프로펜을 복용했구요. 최대복용용량은 지켰지만 권장 시간은 지키지 않았어요.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특히 둘째날은 두통이 정말 끔찍했어요. 사실 두통때문에 열이나 기침따위는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이날 제가 열을 내리기 위해서 한 방법은 무조건 땀을 흠뻑 흘리는 것이었어요. 침대에 핫팩을 끌어안고 누워서 두꺼운 이불을 세개나 둘둘말고 거의 울면서 땀을 냈던것 같아요. 시트고 이불이고 완전 푹 젖을때까지 땀을 내는 것을 계속 반복하면 저녁때 즈음엔 열이 36도 대로 떨어지면서 몸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아요. 물론 틈틈이 따뜻한 물은 엄청 마셔줘야 합니다. 하루에 적어도 3리터는 마셨던것 같아요. 처음에는 보리차를 끓여먹다가 환자 두명이서 어마어마하게 마셔대니 티백이 며칠만에 다 떨어지더라구요. 사러나갈 형편이 못되서 월마트에서 생수 수십병을 배달시켜 먹었어요. 물 정말 많이 드세요.

 

두번째 날도 잠은 거의 못잤어요, 두통 때문에. 혹시나 해서 타이레놀도 다시 먹어봤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확진 Day 3 (09.25)

- 기침
- 코막힘 
- 가슴 답답함
- 미열
- 목 칼칼함
- 후각 일부상실

세번째날은 열이 많이 내려서 36도 후반정도를 유지했지만 기침과 코막힘이 시작되었어요. 코가 꽉 막혀서 숨을 쉬기가 힘든데 기침은 쉴새없이 나와서 두통과는 또다른 고통이었습니다. 

 

기침에 좋다는 시럽을 먹었는데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그냥 기침 많이 할때마다 따뜻한물을 계속 마셔줬어요. 기침 할때마다 생각했던 건 '사람이 이렇게 기침을 하면 도저히 폐나 기관지에 후유증이 없을수가 없겠는데...?' 였어요. 그만큼 아프고 힘들고 격렬하게 기침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괴로웠던 코막힘. 집이 건조해서 증상이 더 악화되었긴 한것 같은데 콧구멍이 아예 바짝 말라서 뚫려있는 한쪽으로 숨을 쉴때마다 정말 아프고 따가웠어요. 이날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다는.. 수건 여러장을 널어놔봐도 코막힘에는 별로 효과가 없었어요.

 

이날은 밤이 되니 가슴 답답함이 너무 심해져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어요. 가슴을 거의 쥐어뜯다시피 해서 헉헉거리면서 숨을 쉬었는데 잠이 올리가 없죠. 또 새벽까지 눈물로 밤을 지새다가 결국 집밖으로 나와 십분정도 앉아있다 다시 들어갔어요.

 

동거인이 비염이 심해서 콧물과 코막힘이 있을때 마다 콧구멍 안에 바르는 밤이 있는데 그거라도 발라보겠냐고 해서 냉큼 발랐어요. 저는 이때 제가 후각이 상실됐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밤은 고체형태의 아주강한 민트향이 나는 제형인데 바르자마자 민트의 화한 향이 막힌 코를 뚫어주는거라고 해요. 하지만 저는 따끔함만 느끼고 민트향은 전혀 맡을 수 없었어요. 다행이도 밤이 체온에 녹으면서 코 점막을 감싸주고 민트향이 코막힘을 조금은 뚫어줘서 한시간도 안되서 잠이 들 수 있었어요. 기회가 있을때 무조건 자야합니다. 늘 잘 준비를 하고 계세요...그거 놓치면 뜬눈으로 밤을 샙니다. 시중에 이런 민트밤들은 아주 많이 나와있을거예요. 저희는 지인에게 선물을 받은거라 이걸 쓰고 있지만 뭐든 상관 없을듯 합니다.

 

 

 

 

 

 

확진 Day 4 (09.26)

- 기침
- 코막힘
- 목 칼칼함
- 후각 상실

네번째 날은 몸을 움직이고 활동하는데 거의 문제가 없을만큼 신체능력은 어느정도 회복이 되었지만 여전히 심한 기침과 셋째날 보다는 덜하지만 코막힘이 있었어요. 이날부터는 열이 거의 없어 다시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약을 배달시키려고 주변 마트와 드럭스토어를 다 둘러봤는데 감기약이 너무 많이 품절이더라구요. 집안에 들어앉아서는 약구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워낙 자잘한 통증이 많아서 집에 에드빌(이부프로펜)과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은 항상 대용량으로 구비해놓고 있어서 문제가 없었는데 기침시럽이나 감기약은 있는것을 아껴먹어야 할 정도였어요. 

 

이때부터는 엉망진창이 된 집을 아주 천천히 하나씩 치울 수 있을 정도가 되었어요. 코로나 걸려보신분이라면 모두 공감하실테지만 대부분을 거의 배달로 해결하다보니 쓰레기가 엄청 많았거든요. 둘 다 환자라 직접 해먹는건 불가능했고 다행이 둘 다 식욕이 너무 넘쳐서 이때다 싶어 먹고 싶은걸을 모두 주문해서 먹었어요. 매운거 빼고는 다 먹었던것 같네요. 

 

후각은 이때 완전히 상실해서 향이 엄청 강한 섬유유연제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아도 전혀 향을 느낄 수 없었어요.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네요. 냄새를 못맡으니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100% 다 음미할 수 없었구요, 요거트 같은건 그냥 질감만 느껴졌어요.

 

어쨌든 이날부터는 조금 사람다운 모습으로 있을 수 있었습니다.

 

 

 

 

 

 

확진 Day 5 (09.27)

- 기침
- 가래
- 목소리변형
- 목 칼칼함
- 미각 상실
- 후각 일부상실

다섯번째 날부터는 마른기침과 가래를 제외하고는 거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회복이 되었어요. 그래도 아침, 점심, 저녁 세번 타이레놀은 챙겨먹었구요. 여전히 따뜻한 물을 마시고 드디어 가습기를 구매해서 틀어놓기 시작했어요. 젖은 수건보다는 훨씬 효과가 좋았어요.

 

이때부터 목이 쉰듯한, 그리고 코맹맹이 목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누가 들어도 코로나걸린사람 혹은 감기걸린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겠더라구요. 직장 복귀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동료와 전화를 하는데 제 목소리만 듣고도 아직 안되겠다는 말이 바로 나올 정도였어요. 

 

미각 상실은 라떼를 먹다가 알게 되었는데, 라떼에서 흙맛이 나더라구요. 동거인 입에는 똑같은 고소한 라떼라는데 제 입에는 고소함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소금을 찍어 혀에 가져다대보니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어요. 후각에 이어 미각도 잃었네요. 하지만 후각은 절반이상 돌아와서 섬유유연제 향을 어느정도 맡을 수 있게 되었어요.

 

 

 

 

 

 

 

 

 

 

 

 

 

 

 

확진 Day 6 (09.28)

- 기침
- 가래
- 어지러움
- 식은땀
- 목소리 변형

여섯째날은 약한 마른기침과 가래가 있었지만 집안일을 하고 집 앞을 산책하는데에 문제가 없었어요. 다만 오전에는 10분 정도만 움직여도 머리가 핑 돌아서 수시로 앉아서 쉬어줬어야 했구요. 정말 땀이 말도 못하게 나요. 집 밖에 나가서 10분 정도만 걸어다녀도 옷이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식은땀이 나요. 나갔다 올때마다 씻고 옷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그리고 체력이 엄청 떨어진것이 바로 체감이 되었어요. 왕복 20분 거리의 마트를 걸어갔다가 거의 집까지 기어올 정도로 힘이 들었구요. 몇날며칠 누워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코로나 후유증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후에 몸관리를 정말 신경써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각과 후각은 거의 돌아왔어요. 일시적인 현상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돌아오고 있지 않아요. 

 

 

 

 

 

확진 Day 7 (09.29)

- 가래
- 목소리 변형

확진이 된지 일주일 째인데요, 목구멍에 뭐가 걸린듯한 그런 느낌을 제외하고는 컨디션이 괜찮아요. 오늘부터 저는 약은 전혀 먹지 않고 비타민 정도만 먹고 있습니다. 

 

밖을 나가서 돌아다녀도 식은땀이 조금만 나는 정도이고 특별히 더 피곤하거나 하는것도 없어요. 아마 다음주부터는 회사에도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 후 느낀점

 

사실 코로나를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사람은 없겠지만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긴 하네요. 감기나 독감으로 올 수 있는 모든 증상이 매일매일 다르게 찾아오는 기분이었어요. 한국처럼 병원을 가거나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는것도 아니라 오롯이 혼자 약을 사먹고 견뎌내야 하는것도 참 힘들었구요.

 

코로나 기간에 사실 가장 불안했던 것은 약 복용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자세한 복약지도 없이 제 임의대로 복용하다보니 이렇게 먹어도 될까 하면서도 당장 아프니까 자제없이 먹기도 했어요. 

 

 

 

위에 사진들은 일주일 동안 제가 먹었던 모든 약들을 모아놓은거예요. 저기서 딱히 효과가 있었던 것은 이부프로펜 정도? 나머지는 딱히 효과가 없었지만 그래도 그거라도 먹어서 더 안나빠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저 많은 약들을 몸에 때려 넣었으니 몸에 분명히 안좋은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돼요. 

 

그리고 또 하나는 돈을 너무 많이 썼다는 거예요. 모든 음식과 생필품, 그리고 약을 배달시켜야 하니 하루에 백불은 우습게 쓰더라구요. 이제는 코로나 지원금이 전혀 없기 때문에 모두 제 부담이고 아픈것도 서러운데 돈까지 많이 쓰게 되었어요. 정말 다시는 걸리지 말아야지.

 

어쨌든 악화되지 않고 나은것에 너무 감사하고 그래도 백신을 3차까지 맞았으니 이정도로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는 몸을 회복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려구요.

 

요약하자면,

 

1. 열 내리는데 최선을 다해라. (최대한 땀빼기)

2. 땀흘린 만큼 수분 보충해라. (따뜻한물 많이 마시기)

3. 습도유지해라. (가습기 틀기)

4. 밥 잘챙겨먹어라. (영양제 먹기)

 

이정도가 되겠네요. 다들 건강하세요...

 

 

 

 

 

 

 

 

 

 

 

 

 

 

관련 글 보러가기

 

▶▶ 캐나다 우리집 상비약

▶▶ 병원에서 영어로 증상 말하기 #1

▶▶ 병원에서 영어로 증상 말하기 #2

▶▶ 증상별/부위별 영어 약 이름

 

 

 

 

 

반응형

댓글